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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1 오후 7:04:59ㅣ조회:5233]
태극기 방화 
국가나 국기를 모욕할 의도 없어?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태극기를 불태우는' 만행을 저지른 '방화범'이 "당시 국가나 국기를 모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변명을 늘어놔 주목된다.

21일 <슬로우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지난 18일 오후 9시경 (시위 현장에서)태극기를 불태운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밝힌 A씨는 "순국선열이 피로써 지킨 태극기를, 공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은 가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고,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국가나 국기를 모욕할 거창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 태극기가 상징하는 바는 크다고 본다. 순국선열들이 죽음으로 지킨 가치, 상징이라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내 취지는 그렇게 공권력을 남용하는 일부 권력자들은 순국선열이 피로써 지킨 태극기를 가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고,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


A씨는 태극기를 불태운 자신의 행위가 '사전에 계획된 범행일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우연히 종이 태극기를 현장에서 주웠고, 무자비한 공권력에 대한 울분을 참지 못해서 태웠다"며 "계획적으로 불을 붙인 것은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6차인지 7차인지 해산명령이 떨어진 상황이었고, 오후 9시쯤으로 기억한다. 경찰 연행 대기조가 세월호 집회 참석자들을 향해서 접근해오고 있었고, 물대포로 세월호 집회 참석자들을 쏘고 있었다. 그 상황 직후에 우연히 종이 태극기를 현장에서 주웠고, 무자비한 공권력에 대한 울분을 참지 못해서 태웠다.


A씨는 "현장에서 우연히 태극기가 출력된 종이를 발견해 집어든 것인데, 그 사진만 앞뒤 상황이 잘린 채 유포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태극기에 불을 붙이려 라이터를 켰지만 손이 젖어 있었고 라이터가 잘 켜지지 않아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현장에 있던 기자가 '손이 데지 않게 최대한 뒤쪽으로 눌러서 켜라'는 조언을 건네 시키는대로 했더니 불이 붙었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붙이면 안 붙죠. 라이터 뒤를 누르고 있어야 붙죠.


방화를 저지르려는 사람에게 누군가가 친절히(?) 이렇게 하면 불이 잘 붙는다는 조언을 해줬다는 얘기. A씨는 "신문에 쓸 멋진(?) 사진을 얻기 위해 어떤 이들이 '방화'를 부추겼고, 실제로 이 장면이 신문 지면으로 공개된 것"이라는 충격적인 주장을 했다.



그러니까 원래는 불이 잘 붙지 않았다. 그런데 그 기자가 시키는 대로 하니까 잘 붙더라. 그렇게 태극기에 불이 붙으니까 현장에 있는 기자들, 약 10여 명의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우르르’ 달려왔다. 이렇게 사진기자들에게 찍혀서 얼굴이 유포되면, 직감적으로 마녀사냥을 당할 것 같아 황급하게 얼굴을 가렸다.


A씨는 "자신에게 조언을 건넨 이가 기자라고 생각한 이유는 굉장히 큰 카메라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정도 되는 얼굴에 적색 체크 무늬 남방을 입은 남자였다"고 묘사했다.



그렇다면 A씨에게 '이렇게 하면 불이 잘 붙는다'고 조언한 이는 과연 기자였을까? A씨는 카메라의 크기와 숙달된 동작으로 볼 때 기자가 맞는 것 같다는 단정적인 표현을 썼다.

그러나 이날 집회는 민주노총, 전교조, 금속노조, 전국운송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좌파노동계와 정의당, 노동당 등의 정당이 다함께 참여한 대규모 집회였다.

따라서 당시 현장에선 취재기자와 시위 가담자들이 한데 뒤섞여 서로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였다. 게다가 언론사 기자 뿐 아니라 일반 시위 참가자 중에서도 기록을 남기기 위한 차원으로 전문가 수준의 카메라를 갖고 다니는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


결국 A씨가 접한 남성이 실제 기자였는지를 확인할 방법은 전무한 셈이다. 단지 인상 착의나 정황만으로 신원을 확정지을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A씨는 "현장에 있던 기자가 조언을 해준 것"이라며 (기자로 추정되는)누군가에 의해 '수동적으로' 방화를 저지른 것이라는 변명을 이어갔다.

A씨의 인터뷰가 소개된 이후 온라인상엔 A씨의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A씨에게 조언을 건넨 남성이 실제 기자였는지에 대해서도 설전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당시 광화문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A씨는 9시경에 불을 붙였다고 말했지만 사진 기록을 보면 오후 10시 22분경에 방화를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며 A씨의 주장에 일부 어폐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A씨가 묘사한 체크 무늬 남방의 남성은 카메라를 메고 있지 않았다"며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A씨에게 조언을 건넨 이가 서로 다른 사람일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덧붙여 이 기자는 "현장에서 목격한 A씨는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며 "방화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경찰 버스 위에 올라가 자해까지 시도했었다"고 밝혔다.



A씨가 찍힌 사진을 자세히 보면 팔뚝에 자해 흔적이 있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방화 사건이 일어나기 전, 경찰 버스 위에서 철사로 자해 소동을 빚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당시 하도 울면서 소리를 지르고 자해 시도를 해서, 옆에 있던 기자들이 말리는 상황도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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