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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5 오전 10:20:28ㅣ조회:2741]
울먹이며 떠난 그 사람 
'정권교체’가 모든 한국인의 여망인 줄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명사칼럼 - 김동길 박사
1928년 평남 맹산 출생 연세대 부총장, 조선일보 논설 고문,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으로 있다

한국정치의 일대 혁신을 부르짖으며 이 나라 정치판의 탁류에 스스로 몸을 던진 귀공자가 있었습니다. 그의 등장에 감격한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낡은 정당정치에 식상한 중년층도 그에게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먹고사는 일에는 한 번도 구애를 받아 본 적이 없는 부유한 반평생이 그이 얼굴에 잘 나타나 있었습니다. 교수라는 직업이 어쩌면 가장 잘 어울리는 그의 삶의 ‘길’이라고도 생각되었습니다. 십리 사방, 남의 땅을 전혀 밟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대지주의 아들일 수도 있을 겁니다. 어려서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옷 잘 입고 공부 잘하는 잘 생긴 우등생이었을 것입니다.

왜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던 안철수는 울먹이며 ‘사퇴’를 선언하고 집으로 돌아갔을까? 셔츠의 첫 단추를 잘못 채우고 출근길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어쩌자고 야권의 ‘단일화’를 제창하였습니까? 그것이 ‘국민의 뜻’인 줄 착각했는지 모릅니다. ‘정권교체’가 모든 한국인의 여망인 줄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유권자들은 다만 ‘깨끗한 정치’를 갈망하는 것 뿐, 정당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사실인데, 낡아서 건들건들하는 구닥다리 정당의 술수에 넘어가 자신도 깨닫지 못한 채 ‘단일화’라는 ‘야합’에 휘말려 들어간 것이겠지요. 만에 하나 민주당의 ‘꼬임’에 빠져 얼렁뚱땅 민주통합당의 후보가 되어 대선에 정신 출마, 만에 하나 18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다고 하여도 임기 중에 암살을 당했거나 아니면 ‘견디다 못해’ 쓰러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울먹이며 떠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정치란 얼마나 잔인하고 가혹한 것인가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백의종군’이라니요. 당치 않은 말씀입니다. 불국사라도 찾아가 조용히 쉬면서 심신의 피로를 푸시고, 12월 19일 대선이 끝난 뒤에도 한 1주일 쯤 더 쉬다가 상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나는 믿습니다. ‘불국사의 종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김동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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