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칼럼 - 김동길 박사 1928년 평남 맹산 출생 연세대 부총장, 조선일보 논설 고문,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으로 있다

이상득도 가고 정두언도 가고- (1531)



이상득은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아닙니까. 정두언은 유력한 여당의 현역 의원으로 19대 국회가 개원된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양양한 앞길’이 바라보이는 유능한 인재가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두 사람이 ‘손에 손 잡고’ 도대체 어딜 간다는 겁니까.

두 사람의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만은 둘이 손잡고 함께 간다니 “사람 팔자 알 수 없다”는 속담이 맞는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솔로몬 저축이니 미래 저축이니 하는 금융기관들이 끼어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을 잡아가는 것은 검찰이고 혐의가 없으면 풀려날 것은 사실이지만 두 사람은 이미 ‘버린 몸’입니다. 이제 와서 ‘무혐의’로 풀려나게 되면 “대통령의 친형이니까” 또는 “여당의 현역의원이기 때문에”라는 말이 나오게 될 터이니 검찰의 체면을 위해서도 쉽게 풀어줄 수는 없는 ‘사안’이라고 여겨집니다.

2007년 17대 대선 때 벌어진 이 ‘범죄사실’을 검찰은 여지껏 모르고 있었는가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하기야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의 선거자금 비리도 그가 그 자리를 물러나자마자 검찰이 문제를 삼는다니 시리아의 알 아사드가 왜 내란을 불가피하게 만들면서까지 권력에 집착하는지 알만 하기도 합니다.

검찰이 이‧정 다음으로는 야당인 민주당의 박지원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박은 “내가 만일 보해저축은행과 관련해서 돈을 받았다면 목포 역전에서 할복이라도 하겠다”고 하였다니 이 또한 겁나는 사람 아닙니까. 고향의 뒷동산에 올라가 투신자살한 전직 대통령도 있었다는 사실을 검찰은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어쨌건 대통령의 형님, 여당의 유력인사, 그리고 야당의 원내대표가, 오랏줄에 묶여서 끌려 다니는 꼴은 제발 국민이 보지 않도록 선처하여 주시기를, 국가 원수 자리에 있는 대통령에게 탄원합니다. 검찰이 불구속으로 조사하면 안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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