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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9 오후 2:48:43ㅣ조회:2648]
기업과 노조의 불화는 
정치꾼들은 기업에서 돈을 뜯고...
명사칼럼 - 김동길 박사
1928년 평남 맹산 출생 연세대 부총장, 조선일보 논설 고문,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으로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늘의 자본주의사회가 형성된 경위를 보면 생산의 수단을 소유한 기업주가 무산자들을 ‘착취’하여 이룩한 ‘가진 자’의 왕국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주는 되도록 적게 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동자는 되도록 많이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니 노‧사의 분규와 분쟁과 불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일찍이 영국의 토마스 모어가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에 <유토피아>라는 책자를 발간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당국의 지주들이 농사보다는 양치기가 수익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농토에서 소작인들을 몰아내고 양을 길러 그 털로 직조업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는 귀족들을 비난했습니다. “소작인들을 땀을 흘리며 일을 하게 해놓고 당신들은 마치 ‘왕벌’처럼 느긋하게 놀고먹는 자들이 아닌가요. 그것도 부족해서 소작료도 낚아채고 기름 짜듯 짜내니 머슴들은 직장이 없어. 이러다 이자들은 굶어 죽거나 아니면 사내답게 도둑질을 하거나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지”

모어는 사유재산과 화폐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금전이 절대의 권력을 휘두르게 되니 국가의 올바른 정치와 번영은 바랄 수도 없다고 개탄하면서 그의 ‘유토피아’를 그려보았지만, 그 섬에 이르는 통로를 보여주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서구사회는 상당히 세련된 자본주의의 모델을 만들어 보여주었습니다. 기업가는 노동자가 잘 살아야 그의 기업도 더욱 흥왕하고, 노동자는 기업이 잘 돼야 저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누울 자릴 보면서 다리를 뻗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노‧사의 반목과 분쟁은 비생산적이므로 피차에 손해가 많으니 되도록 삼가자는 수준에까지 우리도 도달은 했지만 이 나라의 정치가 오히려 이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흔듭니다.

정치꾼들은 기업에서는 돈을 뜯고 근로자들로부터는 표를 뜯기 위하여, 기업의 발을 잡고 노동자의 목을 조릅니다. 만일 오늘 토마스 모어가 살아서 한국을 방문한다면 서슴지 않고 이렇게 일갈을 할 것입니다. “정말 죽일 놈들은 이 땅의 자본가가 아니라 도둑이나 다름없는 ‘정상배들’이다”라고.


김동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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